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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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명현가사집(청구영언(계명대본))
목차
가난히 살자 하니 저 새소리 부끄럽다
가다가는 올지라도 오다가는 가지 마소
가더니 잊었는가 꿈에도 아니 뵈네
가재청강변(家在淸江邊) 경개승거산(景槪勝居山)을
가지꽃 외꽃 중에 동아꽃이 으뜸이요
강산은 주인 같고 사시(四時)는 손 같아서
강산을 벗 삼고 풍경에 놀려 하여
강호에 묻힌 나를 아느니 백구(白鷗)로다
강호에 묻힌 지 십년이 넘었으니
강호에 지친 장부 뉘 있으며 내 아닌가
공명(功名)이 좋다 하된 욕된 일 많으더라
공명도 불망(不望)하고 부귀도 불원(不願)이라
공명에 뜻하지 말고 부귀를 생각 마라
공명이 헌 신이라 헌 신 신고 어디 가리
공산(空山)이 적막한데 슬피 우는 저 두견아
구름 속에 밭 갈고 달 아래 고기 낚아
국화는 어찌하여 삼월 동풍에 아니 피고
글 가운데 옥 같은 계집과 천금 보화도 절로 생기고
글 못하면 세상행신(行身)이 어두운 밤에 다님 같고
글하면 백면서생(白面書生)이요 활 쏘면 호쾌무변(豪快武弁)이요
꾀꼬리는 북이 되고 버들가지는 실이 되어
꿈에나 볼까 한들 잠 와야 꿈 아니 꿀까
꿈으로 차사(差使) 삼아 먼데 임 오게 하면
낙양성동도리화(洛陽城東桃李花)야 굽은 대를 웃지 마라
낚대 들고 창강변(滄江邊)에 앉았으니
날 사랑하던 우리 부모 날 버리고 어디로 가 계신고
남도 날 준 배 없고 나도 받은 배 없건마는
남북에 군신(君臣) 이별 호지(胡地) 모자(母子) 이별
남산에 비 갠 후에 청려장(靑藜杖) 들어 짚고 올라가니
남아 세상에 나서 위국충절(爲國忠節)을 하다가
남아의 장생요수(長生夭壽)가 다 주색(酒色)에 있나니
남아의 쾌(快)한 일이 협태산이초북해(挾泰山以超北海)와
남의 신하 되면 위국충성(爲國忠誠) 할 것이오
남의 허물을 귀로 들어도 입으로 논단(論短)치 말고
남이 나를 저버려도 나는 남을 저버리지 아니하면
남훈전(南勳殿) 달 밝은 밤에 팔원팔개(八元八凱) 거느리시고
내 나거든 네 나지 말거나 네 나거든 내 나지 말거나
내 몸이 늙고 병드니 세상사 망연하다
내 본래 요산요수(樂山樂水)하여 산수(山水)를 찾아가니
내 비록 무식하나 늙을 노자 죽을 사자를 아나니
내 세상을 생각하니 서산(西山)에 일모(日暮)로다
내 신세 한가하다 밭 갈아 밥 먹고
내 신세 한가하다 부귀공명 다 버리고
내 언제 무정하여 임을 속였관대
내 집을 내 아니 자랑할까
내 집이 설악산중(雪岳山中) 날 찾을 이 뉘 있으리
내 집이 죽정시비(竹庭柴扉) 달고 무비(無扉) 앞에 해당화 붉었는데
내 집이 청강홍료변(淸江紅蓼邊) 평사원이(平沙遠邇)에 낙안(落雁)은 한좌(閑坐)하고
네 저 아이 말 듣거라 나의 자미(滋味)를 아는다 모르는다
뉘라서 나더러 늙다던고
뉘라서 나더러 늙으라 하였관대
늙고 병들어 세상에 버리었으니
늙은이 보고 조롱하는 아이 넨들 매양 젊었을까
다나 쓰나 이탁주 맛 좋다 표주박 둥둥 띄워 두고
달 밝고 서리 친 밤에 울고 가는 저 기럭아
달 아래 거문고 타기와 벗과 술 먹기와
닻 들고 붕색(棚索) 차려라 썰물에 배 내가자
대막대 너를 보니 반갑고 섬꺼워라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듣드는고
도사(都事) 나장(羅將) 압령(押領)하여 잡아가는 죄인
동정추월(洞庭秋月) 밝은 밤에 가자스라 고기 낚기
동풍이 건듯 불어 봄빛을 붙여 내니
동풍이 건듯 불어 제산(諸山)에 봄이 드니
둥덩둥덩 노세그려 날마다 둥덩둥덩
뒷뫼에 떼구름 뵈이니 앞내에 비 듣는다
뜰 앞에 선 꽃나무 바람 없이 움직이니
만사를 소제(掃除)하니 일신이 한가하다
말 없는 청산(靑山)이요 값 없는 유수(流水)로다
말마다 사람을 해하고
말은 남에게 부치고 이(利)한 일은 내게 부치면
매화 가지에 앉은 새 어느 산으로 날아 왔는다
매화는 밤비에 피고 빚은 술은 새로워라
맥수점점혜여(麥穗蔪蔪兮歟) 화서(禾黍) 유유(油油)로다
맹호연(孟浩然) 타던 전나귀 등에 이태백 먹던 천일주(千日酒) 싣고
며느리 어질기도 내 아들에 있고
바람 불 줄 알리 불 줄 물결로 알지로다
밭 갈아 밥 먹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배 부리는 저 선인(船人) 세상 생애가 하고 많은데
백년을 사람마다 다 살아도 우환 병고 제하면
백화 만발한 화총(花叢)에 날리는 저 나비들아
벽공(碧空)에 걸린 달이 이태백 놀던 달 아니런가
병들고 늙은 몸이 강호에 지혔으니
병들어 인사(人事) 끊어졌으니 세상사 망연하다
병풍에 그려 앉은 사람 술병 놓고 취한 형상
보고저 보고저 우리 부모 보고저
부귀를 다 버리고 빈천을 낙을 삼아
부귀를 탐치 말고 빈천을 사양 마라
부귀커든 족한 줄을 알고 성공커든 퇴(退)할 줄을 알면
부귀하고 조만치 아니하면 부귀가 장불리(長不離)하고
부귀하여도 부귀를 믿고 문학을 아니치 말며
부모 말씀이 글러도 부수청명(俯首聽命)은 가커니와
부모 생전에 눈 흘기는 자식
부모 세상에 계실 제 섬길 일 다하여라
부유(蜉蝣) 같은 인생이 조로(朝露) 같이 싀어지면
북소리 들리는 곳이 멀다 한들 얼마 멀리
비 오는 날 우장(雨裝) 삿갓 쓰고 낚대 괴어 놓고 담배 먹을 제
빈천도 돌아보며 부귀도 돌아보면
빈천을 내 즐기던가 부귀를 원할쏘냐
사람들 자식 낳거든 부디 충효를 가르치소
사람의 사생이 한 꿈이니 오늘까지는 살았으나
사람의 선악이 다 마음 심자에 있나니
사람의 입이 화문(禍門)이라
사람이 계집에게 혹하여 부모동생을 모르는 놈
사람이 계집을 얻은 후에 계집과 희희낙락하고
사람이 괴팍하고 돌돌하면 평생에 벗 없고 남이 다 미워하니
사람이 늙어도 백발이 아니 나면
사람이 늙은 후에 언제 또 젊어 보며
사람이 단 일만 위사(爲事)하고 쓴 일은 불위사(不爲事)면
사람이 병들어 약으로 살작시면
사람이 사람 같으되 삼강오륜을 모르면
사람이 세상에 나서 술 먹고 광패(狂悖)하면
사람이 쉬 늙기는 한서(寒暑)와 세욕(世慾)을 탐함이요
사람이 인심 두기는 천금 두기에서 어렵고
사람이 죽어 갈 제 값 주고 살양이면
사람이 죽어서 북망(北邙)으로 실려 가
사람이 죽은 날에 영혼이 온다 하거니와
사람이 죽은 후에 만반다담(滿盤茶啖)이라도
사람이 천리나 만리나 가서도
사람이 포식난의(飽食暖衣)하고 교인자(驕人者) 없지 아니하며
사랑을 사려 한들 사랑 팔 이 뉘 있으며
산가에 객불래(客不來)도 적막든 아니하다
산도(山稻)쌀 밥 짓고 낚은 고기 끓여 놓고
산수도 좋커니와 경개(景槪)도 좋을시고
산촌에 갈 길 몰라 물가으로 내려오니
삼징칠벽(三徵七辟)을 개부진(皆不進)하고 강호(江湖)로 들어가니
삼추월(三秋月) 정오에 추기(秋氣) 넌짓 돌아오니
삼춘(三春)에 핀 잎이 내내 청청 하더니
상로(霜露) 기강(旣降)에 풍림(風林)이 단홍(丹紅)하고 추숙어비(秋熟魚肥)에 홍안(鴻雁)이 내빈(來濱)이로다
생각하니 세상사 허망하다
서리는 빈 뜰에 내리고 기러기는 슬피 울고 갈 제
서천(西天)에 해 다 지고 동령(東嶺)에 달 밝거늘
석양은 재를 넘고 낙조는 영강(映江)할 제
세간(世間) 명리(名利)를 다 버리고
세간(世間) 명리(名利)를 다 버리고 편주(扁舟)에 실어 창강(滄江)에 떴으니
세사(世事)를 다 후리치고 청려장(靑藜杖) 들어 짚고
세사(世事)를 버리고 강호(江湖)로 들어오니
세상 일이 다 말이라 일 없으면 무슨 말며
세상에 미운 글자 병(病)이란 병자(字)로다
세상에 사람이 하고 많으되 부자만 친한 이 없고
세상에 어려운 일이 죽기밖에 또 있는가
세상이 덧없을사 이 내 몸이 벌써 늙었으니
세상이 한 꿈이라 사생(死生)이 노소 없으니
세월이 가고 오고 할 제 이 내 몸이 다 늙거다
수곡(數曲) 일장금(一張琴)을 채지가(採芝歌) 섞어 탈 제
술 깨면 시름이 하고 날 저물면 고향이 생각하니
술 먹고 취치 아니하면 구태여 먹어 무엇할꼬
술 아니 먹는 저 사람들 술 먹는 이를 웃지 마소
술 취하여 초당(草堂)에 누웠으니 추풍(秋風)소리 요란하다
술을 내 즐기기는 취키를 좋아함이니
술을 내 즐기더냐 광약(狂藥)인 줄 알건마는
술을 대취케 먹고 강구(康衢)에 두렷이 앉아
시서(詩書)로 배 무어 인의예지를 다복 싣고
아이 불러 술과 거문고 나소아라 자작자탄(自酌自禪)하니
아이들아 글 배우거라 글 못하면 금수에 비하고
아이야 달 뜬다 이제 어서 배 내어라
아이야 말안장 지어라
아이야 배 떴느냐 그물 내어 배에 싣고
아이야 배 띄워라 천색(天色)이 청제(晴霽)하니
아이야 술 있느냐 안주 놓고 술 부어라
앉았다가 날아간 기러기는 자취가 모래에 머물러 있고
양반이 글 못하면 절로 상놈 되고
어버이 살았을 제 섬길 일이 많건마는
어부사(漁夫詞)에도 삼공(三公)으로 불환차강산(不換此江山)이라 하였거니와
어와 허사로다 죽으면 다 허사로다
어저 내 일이여 이리 될 줄 어이 알리
엄벙덤벙한 세상에 그렁저렁 다 늙어 가니
열흘로 하루 삼으면
예쁘지 않은 며느리 달밤에 삿갓 쓰고 내닫고
요순(堯舜)은 어떠하여 덕택(德澤)이 높으시며
요지자(堯之子)도 불초(不肖)하고 순지자(舜之子)도 불초하니
용 같이 살진 말 타고 자 남은 보라매 손에 받고
우리 성군 덕화(德化)가 팔방에 너풀어 드리웠으니
월명창외(月明窓外)하고 두견이 슬피 울 제
유자는 근원이 어떠하여 한 꼭지에 둘씩 셋씩 열어
이 내 몸이 죽은 후에 죽담 안의 머구 되어
이 몸이 죽은 후에 가만히 메어다가
이 몸이 죽은 후에 사시풍경 되었다가
이리하여 날 속이고 저리하여 날 속였다
이리하여 태평성대 저리하여 태평성대
이별 모여 뫼가 된들 높은 줄 뉘 알며
이태백이 언제 사람 당 시절 한림학사
이태백이 죽은 후에 강산도 적막하다
일간 모옥을 산수간에 지었으니
일일이 여삼추라 하더니 열흘이면 몇 삼추요
일장금 한 곡조를 후정화 섞어 타고
일조 낭군 떠난 후로 소식이 영절하고
임고대하여 장안을 굽어보니
자규야 울지 마라 울어도 속절없다
자나 깨나 설운 일이 부모 이별 밖에 또 있는가
자네 몇 백년 살려 하고 두고도 저다지 다라운고
자른 밤에 겨우 든 수면을 파도성에 문득 깨니
자식 기르기를 배운 후에 시집가는 이 있지 아니하고
자식을 낳아 길러 보면 아무리 불효자라도
자식을 두어도 걱정 못 두어도 걱정이로다
자식을 승어부라 하면 그 아비 듣고 좋아 하거니와
자식이 녹류방촌승화절에 춘당대 장원급제하여
자식이 부모 생각키를 부모가 자식 사랑 같이 하면
장부로 삼겨 나서 입신양명 못할지면
장사에 잠들어 고향을 꿈에 가니
저 건너 웃는 닭아 어찌 저대도록 일 우는다
저마다 벼슬하면 농부할 이 뉘 있으며
젊어서 늙기도 예사요 늙어서 죽기도 예사여니와
종지기새 오르내릴 제 나물 캐며 노래부르는 아이야
주객이 청탁을 가릴쏘냐 다나 쓰나 술 부어라
주색을 참은 후에 일정 백년을 살양이면
죽어서 북망산으로 가는 사람 네 경상 가련하다
지자는 요산하고 인자는 요수하니
창랑편주옹이 심여 창랑청을
청강에 뜬 백구들아 너희들이 내 뜻을 모르려니
청강은 청혜여 백구백이요 백구백혜 청강청이로다
청천에 뜬 기러기 보소 무정한 짐승이라도 구만리 장천에 일자로 떠 다니네
청풍서래북창하에 일없이 누웠으니
초당에 영준유주를 자작자음 난무순하고
초로(草露) 같은 인생이 세상이 둘만 여겨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도 참도 차다
추파는 여수응이며 소유는 수가문고
추풍(秋風)에 우는 머구 너 베어 줄 얹으면
측량 없고 설운지고 오늘이 설이건마는
태평성세에 장생하니 역려건곤에 절로절로 하니
편주창랑옹을 무인지성명이로다
평생에 늙지 말자더니 뉘라서 나를 늙혔는고
풍랑이 대작할 제 하늘만 우럴고
하늘로 이불 하고 땅으로 요을 삼고
하룻밤 찬 바람에 황국 단풍 다 지거다
함곡관 천작지도 장자유방 다녔고
해 져 황혼이 되면 내 못 가도 제 오더니
헌 삿갓 도롱이 입고 가래 메고 들에 나가
형님 여보오 아이야 들어라
형제는 사람의 팔 같고 계집은 의복 같으니
호화도 거짓 것이요 부귀도 꿈이로다
홍비천말에 적류사요 인귀황천에 명재가로다
황천이 적막하니 어느 벗이 찾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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