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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봉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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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도 잊고저마다 따를 이도 많고 많고
구름 깊고 돌 험한 길에 멀다 아녀 즐겨 오시니
나의 졸하임이 졸한 중에 더 졸하다
내 뜻 아는 벗님네는 모두 오소 한데 노세
내 몸이 병이 하니 어느 벗이 즐겨 오리
내 빈천(貧賤) 보내려 한들 이 빈천 뉘게 가며
내 양자를 내 못 보니 내 그대도록 늙었느냐
내 하마 늙었느냐 늙는 줄 내 몰라라
늙기 다 섧거니와 오래 살기 어려우니
늙어 병든 몸이 이 산정에 누워 있어
늙어 하올 일 없어 산중에 돌아오니
늙어도 막대 짚고 병들어도 눕지 아냐
늙으면 죽기 쉽고 죽으면 벗 없나니
늙은이 늙은이를 만나니 반갑고도 즐겁고야
다만 한간 초옥(草屋)에 세간도 하고 할사
도원이 있다 하여도 예 듣고 못 봤더니
또 고쳐 여기시되 네 가난 불가난이로다
만권서(萬卷書)를 대하여서 천고(千古) 벗을 생각하니
만산(滿山) 연우(煙雨) 중에 술을 싣고 죄 오시니
매파(梅葩)는 동지에 피고 국아(菊芽)는 납월(臘月)에 핀다
배고프거든 바구니엣 밥 먹고 목마르거든 박의 물 마시니
백년이 삼만 육천일이라 이 앞에 얼마나 하니
벗이 오마커늘 솔길을 손수 쓰니
벗이 올 이 없으니 동문이 잠겨 있다
본성이 무식하여 아무 일도 다 모르니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에는 녹음이 난다
산중에 벗이 없어 풍월을 벗 삼으니
산중에 병든 몸이 내 호온자 한가하여
산중에는 백운(白雲)이 있고 산외(山外)에는 녹수(綠水)가 있다
산촌에 올 이 없으니 송문(松門)이 닫◆
산하천(山下泉)에 귀를 씻으니 인간사를 뉘 들으리오
상산(商山) 늙은 할아비 채지가(採芝歌)를 부르더니
상산동(商山洞) 내려와서 지곡(芝谷) 굽이 도니
상제(上帝) 여기시되 고금(古今) 문서(文書) 상고(相考) 하온대는
상제(上帝) 여기시되 네 말도 어여쁘다마는
상제(上帝) 여기시되 장사(狀辭) 적실(的實) 하올지라도
생애는 수경백발(數莖白髮) 심사(心事)는 일편청산(一片靑山)
세간(世間)에 민망한 일이 시간난(詩艱難) 설워이다
세상에 사람들이 모두 모두 채 어리다
소선(蘇仙)이 일거(一去) 후에 풍월(風月)은 다 있어서
솔 아래 길을 내고 못 위에 대를 싸니
애고 늙기 설운제고 늙지 말고 살았고자
어리고 또 어리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어린 제는 자라고자터니 자라나니 늙기 섧다
어와 벗님네야 모두모두 죄 오시니
어와 벗님네야 산중에 다 오시니
어와 이 산중에 모두모두 죄 오시니
예 놀던 벗님네를 손꼽아 헤어 보니
옛사람이 국담수(菊潭水)를 마시고도 늙어 오래 살다커든
와룡산(臥龍山) 내린 아래 반무당(半畝塘)을 새로 여니
용산(龍山)에 봄비 개니 고사리 채 살졌다
우근언소지의딴(右謹言所志矣段) 진지입안성급(陳地立案成給)하소
육십년을 다 지낸 후 또 두 해를 지내었더니
인간에 원민한 일을 상제께 아뢰나이다
적벽 추칠월 기망은 소자여객 놀던 날이
젊은 벗님네야 늙은이 웃지 마라
지당에 활수 드니 노는 고기 다 혤로다
집 뒤에 자차리 뜯고 문 앞에 맑은 샘 길어
초정 다만 삼간이요 지당은 겨우 반무로다
칠십년을 다 지낸 후에 또 팔년에 다다르니
학발 존로님네 비 오는 날 또 오시니
허여 센 늙은 할아비 솔 아래 비겼으니
히히히히 또 히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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