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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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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만 그리울까 나도 더욱 그리웁네
고열(苦熱)에 청풍(淸風)을 주니 감사시 여기더니
나도 그리거늘 게서 아니 그리실까
내 나이 서른 다섯에 너를 아니 낳았느냐
내 나이 세어 보니 여든에 넷이 없다
내 나이 일흔 여섯 우환 중에 싸였더니
내라 그리거늘 너라 아니 그릴러냐
너는 노송(老松)이요 나는 노인으로
너희 날 데리고 놀기는 좋컨마는
네 나이 마흔하나 내 나이 일흔다섯
늙고 병이 든데 이 더위를 만나 있어
늙은이 적족(赤足)로 걸음마다 고로(苦勞)웁더니
다와소기(多臥小起) 팔십옹 일일장립(日日長立)하여
부모는 죽 자시면서 이 나를 중히 여기어
부모님이 늦게야 이 내 몸을 말자(末子)로 낳아계셔
부창부수(夫唱婦隨)라 한들 사람마다 그러하랴
사사죽장(謝賜竹杖) 손첨지(孫僉知) 늙고 병이 들어 행보를 못하더니
사태고강(沙汰考講) 도회처(都會處)에 밤중만 달려가 지는다 굿기는다
선인(先人)의 휴양산(休養山)을 밤불에 다 사르고
선인(先人)이 심은 것을 조모(朝暮)에 돌아보고
세 아들 응과(應科)하여 경사(京師)에 보내 두고
소년 적 놀던 땅을 오늘 와 고쳐 보니
소년 적 다니던 땅을 못 본지 오래거다
수즉다욕(壽則多辱)이라 할세 죽어지라 원하더니
앞내에 얼음이 가득 뒷뫼에 눈이 가득
어와 가소롭다 이 시절 가소롭다
어와 어여쁠사 난리인생 어여쁠사
오늘날이 무삼 날고 우리 숙부 영도일(初度日)이
오늘을 헤어 보니 이 내 몸의 초도일(初度日)이
오늘이 무삼 날고 부주(父主)의 초도일(初度日)이
오늘이 무삼 날고 할머님 생일일다
이바 이 사람들아 이 내 말 들어스라
중양 밝은 달에 자손 만당하여
헌 옷 입고 미죽 먹고 내내 막에 누웠으니
형님 자시던 젖을 나도 좇아 먹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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