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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석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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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병이 드니 백발을 어이하리
늙고 병이 들어 강호(江湖)에 누웠은들
동리(東籬)에 국화 피니 중양(重陽)이 거의로다
봄날이 점점 기니 잔설이 다 녹거다
북풍이 높이 부니 앞뫼에 눈이 진다
사람이 늙은 후에 거울이 원수로다
아이 제 늙은이 보고 백발을 비웃더니
양파(陽坡)에 풀이 기니 봄빛이 늦어 있다
이바 아이들아 날 샌다 기뻐 마라
이바 아이들아 새해 온다 즐겨 마라
잔화 다 진 후에 녹음이 깊어 간다
창연한 삼각산이 반공에 섰는 얼굴
창오산 해 진 후에 세월이 깊어 가니
흰 이슬 서리 되니 가을이 늦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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