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길 작품
양영길 창비교육청소년기를 말더듬이로 지냈다. 더듬는 게 싫을 땐 아예 입을 다물어 버렸다. 중학교는 도시로 갔는데 말을 잘 못하는 촌놈이라고 ‘old baby’라는 별명이 붙었다. 말 대신 쓰는 것을 좋아했다. 시를 써서 보여 줄 때마다 유치하다고 놀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교과서에 실린 시에 시비를 걸고 싶어졌다. 학생들이 참고서 없이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는 없을까. 왜 참고서는 하나같이 똑같을까. 왜 시 쓰는 것은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쓰고 즐기는 것이 먼저인데 시험만 잘 보면 잘 가르치는 것이 되었다. 교과서 시를 비트는 시를 써 오다가 청소년이 주체가 되는 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 『바람의 땅에 서서』, 『가랑이 사이로 굽어보는 세상』 등의 시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