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새소리는
허공에 무수히 매달린 자물통을 따느라 열쇠꾸러미 짤랑대는 소리
달아나고 싶은 순간에
나는 달리고 있었네 다시 전속력으로 잡풀을 꺾으며 물웅덩이 사이를 디디기도 하며 그 사이에 숨어 있을 목소리를 찾고 있었다
가을 하늘이 하는 말
오늘 하늘이 저처럼 깊은 것은 내 영혼도 한때는 저렇듯 푸르고 깊었다는 것